“호르무즈 해협 함께 지킨다”…한·프랑스 공조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양국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과 프랑스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와 역량을 바탕으로 국방·안보부터 경제·산업, 첨단기술, 문화, 국제사회 공조까지 모두 6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는 양국 군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국방·안보 협력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상호군수지원협정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체결할 수 있도록 협의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와 산업 분야의 협력도 확대한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2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서로의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 양자기술, 우주, 원자력, 바이오 등이 협력의 핵심 분야로 제시됐다. 양국은 연구 성과를 산업과 실제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특히 원자력 분야에서는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과 관련한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안전기술과 원자력 기초과학, 폐기물 관리 등의 공동연구를 담은 원자력 연구개발 협력 MOU는 추후 별도의 계기에 서명할 예정이다.
양국 국민 간 교류도 확대한다.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은 만큼 미래세대의 교류와 양국 진출 기회를 늘리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양국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국제적인 창의산업 발전과 국제협력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사회에서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한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함없는 지지와 협력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위한 한국과 프랑스의 협력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중동 문제와 항행의 자유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진행되는 다국적 임무에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양국의 협력이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초강대국의 패권적 성향에 의존하지 않고 양국이 추구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대한 한국과 프랑스의 공동 인식을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프랑스가 계속 한국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 등 협정 2건과 AI·반도체·양자기술 분야 협력 MOU 등 6건의 MOU, 민간투자 협약 1건을 체결했다.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에는 프랑스 측 보안당국에 국방·국가안보사무국장을 추가하고, 프랑스의 비밀분류체계 변경 내용을 반영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군사비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열람 제한 내용도 추가됐다.
민간투자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AI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노하우를 보호할 수 있는 전용 사내용 AI 모델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임석 아래 서명되지는 않았지만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치안협력 합의문과 바이오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생명공학 분야 협력 MOU도 채택 문건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5개월 전 서울에서 만난 데 이어 다시 파리에서 양국의 새로운 140년을 함께 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프랑스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협력 분야를 넓힐수록 양국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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