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의 딜레마..여름철 ‘덥다’vs‘춥다’ 민원 동시 폭주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을 맞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냉·난방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쾌적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다양한 꿀팁을 제시하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접수된 냉·난방 불편 민원 건수는 총 28만3972건으로, 고객센터에 접수된 전체 불편 민원의 75.5%를 차지했다. 특히 더위가 본격화된 5월 한 달 동안에만 약 11만 건 이상의 냉·난방 민원이 접수되는 등 민원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로 인해 냉·난방 민원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민원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냉·난방 민원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에 ‘덥다’는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전체 ‘덥다’ 민원의 71.9%에 달하는 62만3969건이 이 시간대에 집중되었고, 특히 오전 8시에는 22만9846건(전체의 26.5%)이 몰려 승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의 불편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반면 같은 시간대에는 ‘춥다’는 민원도 절반 이상인 61.1%(3만5538건)가 접수돼 아이러니하게도 동일한 시간대에 상반된 민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현상을 보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같은 열차 안에서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 차이가 크고, 옷차림에 따라 온도 인식이 달라 민원이 동시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선별로는 서울 지하철 중 수송 인원이 가장 많은 2호선에 전체 냉·난방 민원의 35.0%가 집중되었으며, 7호선(20.6%)과 5호선(12.6%)이 뒤를 이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여름철 쾌적한 객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에 냉방 장치와 송풍기를 최대로 가동하는 한편, 시간대별 승객 혼잡도에 따라 객실 온도를 조절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열차 내 냉·난방 온도는 개별 온도 센서에 의해 자동 조절되며, 환경부 고시에 따라 일반칸은 24℃, 약냉방칸은 25℃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냉방 불편 민원이 발생할 경우에는 양해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불편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병행 중이다.

 

 

 

하지만 냉·난방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교통공사는 시원한 여름철 지하철 이용을 위한 몇 가지 꿀팁도 함께 제안했다. 먼저, 열차가 혼잡할수록 객실 내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서울교통공사 공식 앱인 ‘또타 지하철’을 통해 열차 내 혼잡도 정보를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칸을 선택해 탑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호선과 3호선 구간은 실시간 혼잡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1\~9호선 전체 구간은 최근 3개월간의 통계성 혼잡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일별, 시간대별 평균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열차 내 냉기의 흐름에 따라 객실 양쪽 끝 교통약자 배려석 주변이 가장 시원하며, 객실 중앙부는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승객들은 자신의 체감온도에 따라 열차 내 자리 이동을 고려하면 더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추위를 느끼는 승객들은 일반칸보다 1℃ 높은 온도로 운영되는 ‘약냉방칸’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약냉방칸은 1·3·4호선에서는 4·7번째 칸, 5·6·7호선은 4·5번째 칸, 8호선은 3·4번째 칸에 해당하며, 2호선은 혼잡도 문제로 별도의 약냉방칸을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교통공사 백호 사장은 “열차 내 긴급 민원 처리를 비롯해 질서 저해자에 대한 대처 등 다양한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과도한 냉·난방 민원 제기는 자제해주시고, 쾌적한 지하철 환경 조성을 위해 승객 여러분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올해도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서울 지하철을 쾌적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혼잡도를 확인해 덜 붐비는 칸을 선택하고, 자신의 체감 온도에 맞춰 약냉방칸이나 자리 이동 등을 활용하는 등의 작은 노력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지속적인 설비 점검과 민원 대응 강화로 무더위 속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