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제이, 전설은 현재진행형..워스트에서 레전드로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우파3’의 메가크루 미션 퍼포먼스가 공개되며, 그동안 열세로 평가받던 범접의 분위기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시즌 초반, 방송 출연을 위해 급하게 결성된 범접은 첫 회부터 타 크루들에게 최약체로 지목되며 수많은 노리스펙 스티커를 받았다. 리더 허니제이는 배틀에서도 참패를 겪었고, 계급 미션에선 리에하타가 이끄는 알에이티도쿄에 패배하며 탈락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니제이는 꿋꿋하게 팀을 이끌었다. 개인의 자존심보다 팀 전체의 완성도를 먼저 생각하며 묵묵히 연습에 몰두했고,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불만보다는 냉정한 분석과 성실한 준비로 다음 무대를 차근차근 준비해갔다. 이런 그의 태도는 시청자와 동료 댄서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메가크루 미션은 영상 공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스우파’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배우 노윤서와 ‘스우파2’ 우승팀 베베의 리더 바다가 등장한 이번 퍼포먼스는 동양적 미장센을 기반으로 한 공포 콘셉트를 바탕으로, 전통성과 현대성이 조화를 이룬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 강렬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범접은 글로벌 클래스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던 리에하타의 발언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완성도 높은 무대는, 한국 스트릿 댄스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안무의 디테일, 구성, 연출 어느 하나 허술함 없이 한국 댄스 크루의 정체성과 수준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이러한 극적인 흐름은 허니제이의 커리어 전반과 맞닿아 있다. 그는 시즌1에서도 중반까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메가크루 미션을 통해 흐름을 완전히 뒤집으며 최종 우승을 이끌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시즌3 역시 메가크루 미션이 기점이 되어 범접은 물론 허니제이 본인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허니제이가 원래 범접의 리더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초기 리더로 예정돼 있던 모니카가 임신으로 인해 하차하면서 허니제이가 급히 팀을 맡았다. 게다가 허니제이 자신도 2023년 출산 후 복귀한 상황이어서 체력, 퍼포먼스 완성도 등 여러 면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그는 이번 미션을 통해 모든 걱정을 실력으로 지워냈다.
2021년 시즌1 당시만 해도 스트릿 댄스는 지금처럼 주류 문화로 자리 잡지 못했다. 허니제이와 같은 실력파 댄서들이 방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의 인정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스우파’의 성공과 함께 댄서들은 스타로 떠올랐고, 그 중심에는 늘 허니제이가 있었다.
허니제이는 대한민국 최고 댄서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았다. 매 미션마다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리더로서의 책임감, 크루원들과의 유연한 소통은 동료 댄서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무대를 운영해 나가는 그의 리더십은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스우파3’는 단순한 후속 시즌이 아니라, 글로벌 서바이벌이라는 타이틀 아래 전 세계에서 모인 크루들이 경쟁하는 프로젝트다. 이런 무대에서 허니제이는 디렉터이자 댄서로서 다시금 자신이 왜 업계 최정상인지 증명해냈다. 그에게 이번 ‘스우파3’는 단순한 경연이 아닌,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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