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만 먹으면 오늘 밤부터 꿀잠 예약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인 ‘수면건강(Sleep Health)’ 저널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하루 5컵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수면 질이 16% 이상 개선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20세에서 49세까지의 건강한 성인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식사 내용을 스마트폰 앱에 상세히 기록했고,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24시간 동안 수면 상태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됐다.
연구팀은 특히 ‘수면 분절(sleep fragmentation)’ 지표에 집중했다. 수면 분절은 수면 중에 자주 깨어나거나 깊은 잠에서 얕은 잠으로 전환되는 횟수를 나타내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더 깊고 방해받지 않는 잠을 잔 것으로 해석된다. 분석 결과,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한 참가자들은 수면 분절이 현저히 줄어들어 깊고 연속적인 수면을 취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통곡물 등 건강한 탄수화물을 섭취한 그룹도 수면 질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특히 하루 권장량인 과일과 채소 5컵을 섭취하는 사람이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약 16% 향상된다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수면과 식습관의 관계를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수면 부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저하시키며, 감정 조절 능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뿐만 아니라,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고지방, 고당분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과 수면 장애가 악순환하는 문제를 겪는다. 이런 점에서, 식단이 수면의 질에 직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그간 식단이 수면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특히 하루 동안 섭취한 음식이 그날 밤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는 그런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연구를 이끈 에스라 타살리 박사는 “24시간 이내에 식습관 변화가 수면 질에 미치는 뚜렷한 변화를 관찰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이번 연구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법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수면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단순히 수면 환경을 개선하거나 수면제를 복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실천 가능한 과일과 채소 섭취만으로도 깊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따라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이들은 내일부터라도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늘려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단순히 에너지 공급을 넘어 뇌와 몸의 회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건강한 수면과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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