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神’ 백종원, 방송 활동 중단.."빽다방 말고 줄폐점"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샀다.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3만4000원보다 51%가량 높은 5만1400원이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서는 단 하루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5월 2일 기준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2만6950원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공모가 자체가 백 대표의 유명세에 힘입어 고평가되었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실제 우리사주조합 청약률도 낮아 내부 직원들조차 기업 가치를 과신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따른다. 배정된 60만 주 중 청약된 주식은 21만2266주에 그쳤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제품의 원산지 표시 논란과 품질 이슈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덮죽' 제품에는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하면서 광고에는 '국내산', '자연산'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혐의로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 법인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빽다방의 고구마빵 역시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오인하게 한 점이 문제가 되었고, 지역 축제에서 산업용 조리도구를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전방위적인 검찰·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백 대표는 영상에서 “식품 안전과 품질 문제 등 모든 영역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하나씩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본코리아의 사업 구조 또한 논란의 배경이 되고 있다. 25개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인 1712개 점포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빽다방에 몰려 있다. 전국 점포 수는 3066개지만 직영점은 14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전부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 브랜드였던 새마을식당은 2023년 한 해 동안 8개 신규 점포가 생긴 반면, 폐점 수는 17개에 달했다. 본가, 미정국수0410, 백스비어 등도 폐점이 더 많아 점포 수 감소세가 뚜렷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과거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등 외식 시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빽다방 중심의 한정된 사업 구조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유통·간편식 분야에도 진출했으며, 홈쇼핑, 대형 마트, 편의점 등을 통해 간편식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백 대표는 제주 서귀포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충남 예산군과 함께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지나친 대외 활동으로 인해 본업인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소홀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주주와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방송과 외부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실질적인 경영은 공동 창업자인 강석원 대표가 맡고 있으며, 그는 현재 1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백 대표는 6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지만, 대외 활동에 치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본코리아는 50억 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을 내놓았다. 전 브랜드 로열티 3개월 면제를 포함한 이 조치는 5월 2일 발표되었으며, 향후 브랜드별로 맞춤형 추가 지원 방안도 시행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이번 사과문을 통해 “2025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며,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상장기업으로서 신뢰 회복과 실질적인 구조 개선 없이는 시장과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백종원이라는 이름으로 구축된 브랜드 가치가 흔들리는 지금, 더본코리아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경영 전략과 책임 있는 실천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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